한길 백공 종사님의 삼일신고 (한밝뫼 제139호에 실린 내용)
-1994년 부산 전포동 배달학당에서 하신 강의를 녹취한 것입니다.-
철 지감 조식 금촉 2
먼저 앉는 자세. 하체가 좀 길고 허벅지에 살이 없는 그런 사람들, 그러니까 인도 사람들이 대부분 그런 편이죠. 그 사람들에게는 두 다리를 완전히 꼬는 결가부좌가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에요. 그런데 한국 사람들은 하체가 좀 짧고 허벅지에 살이 많이 붙어있어요. 옛날보다 요즘 살이 더 많이 붙어있는 것 같아요. 아마 먹고 살기가 좀 좋아진 모양이에요. 그래서 결가부좌로 버틴다는 것은 조금 힘들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반가부좌 트는 방법으로 해야 된다는 거예요. 그게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에요. 그런데 반가부좌를 편안하고 무난하게 틀기 위해서는 결가부좌로 5분 또는 10분, 아프더라도 자꾸 있아봐야 돼요. 하기 힘들면 한 5분간만이라도 버티는 거예요. 인내심을 키우기 위한 자기와의 싸움이에요. 시계를 놓고 계속 버티는 거죠. 내일은 7분, 모레는 10분, 자꾸자꾸 시간을 연장시키는 거예요. 그래야 우리들의 육체가 앉아서 삼법수행을 하기 위한 아주 좋은 자세가 되는 거예요.
그렇게 될 때 반가부좌로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거죠. 반가부좌를 쉽게 하기 위해서 자꾸자꾸 결가부좌 연습을 해야 된다는 거예요. 연습이 돼서 '아, 나는 결가부좌로 꾸준히 앉아있어도 별 무리가 없다' 할 때는 계속 그렇게 해도 괜찮아요. 굳이 반가부좌를 할 필요는 없는 거예요.
자, 이 세상에는 법이라고 하는 게 있습니다. 그 법이라고 하는 것은 만물이 생겨나기 이전부터 존재했어요. 만물이 생겨나기 이전의 그 법은, 법의 근원이라고 하는 거예요. 모든 법의 뿌리라는 거죠. 그 법에 의해 새로운 법이 나오는 거구요. 그 법에 의해 새로운 법이 나오는 것을 보통 법칙이라고 합니다. 그 법칙에 의해 또 법칙이 나오고 그러는 거예요.
그럼 결국 이 세상의 모든 만물은 법칙에 의해 모두 다 생성이 됐다고 하는 겁니다. 사람도 역시 마찬가지예요. 자연적인 그 법칙에 의해 사람이 생겨난 거예요. 산다고 하는 것은 뭐냐? 결국 그 법칙과 더불어 살아야 된다는 것입니다. 그 법칙이라고 하는 것은 모든 존재마다 그냥 다 가지고 있는 거예요. 먹는 것, 앉는 것, 가는 것, 눕는 것... 이게 사실 다 법칙이 있습니다. 그 법칙이 왜 필요하느냐? 그것을 통해 법칙의 근원의 자리로 들어가기 위해서.
우리가 잠을 잘 때 반드시 잠을 잘 수 있는 적당한 장소가 있어요. 하나의 법칙이에요. 잠 잘 때 계속해서 엎어져서, 아예 초 저녁부터 새벽까지 엎어져서 잔다. 그러면 안 좋은 거예요. 반드시 천장을 향해 눕거나 모로 눕거나, 이렇게 해야 건강하다고 하는 그게 법칙인 거예요. 먹는 것도 마찬가지죠.
우리가 앉는 이 자세도 법칙이라고 하는게 있습니다. 즉, 이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반드시 상대성으로 존재하게끔 되어 있어요. 그럼 상대성이 나오기 이전에는 뭐냐? 그건 절대성인 거예요. 그 절대성을 보통 '진리'라는 말로 표현하죠. 절대성에 의해 상대성이 나왔어요.
그럼 상대성이 존재할 때, 상대성 안에는 절대성인 그 진리가 없느냐? 같이 있는 거예요. 절대성과 상대성이 같이 존대하는 거예요. 같이 굴러가는 거죠. 결국 상대성에 의해 절대성을 찾는 거예요. 절대성이 절대성을 찾는 거 아니에요. 절대성에 의해 상대성이 나왔죠? 그 상대성을 통해 절대성을 찾는 것, 이게 법칙이에요.
사람도 마찬가지로 상대적 관계가 있는데 일단 성으로 표현하면 남자와 여자예요. 그럼 한 몸뚱이를 놓고 볼 때 상대성은 어떻게 존재하느냐? 중심을 놓고 보는 거예요. 오른쪽이 양이고 왼쪽이 음인거죠.
지구를 놓고 볼 때도 마찬가지예요. 반으로 뚝 잘라서 오른쪽이 양이고 왼쪽이 음이에요. 오른쪽이 서양에 속하고 왼쪽이 동야에 속하는 거예요.
이미 생성이 될 때 법칙에 의해 그렇게 만들어진 거예요. 만들어 질 때, 반드시 만들어진 그 존재의 기운이 다른 거예요. 양은 양의 기운이 있고, 음은 음의 기운이 있는 거예요. 남자는 남자의 기운이 있고 여자는 여자의 기운이 있고..
양의 기운은 동적(動的)인 기운.. 움직일 '동'이죠? 음의 기운은 정적(靜的)인 기운.. 그래서 서양 사람들은 이미 선천적으로 양의 기운을 가지고 있는 시공, 다시 말해 시대와 공간에서 태어난 거예요. 공간이라고 하는 것은 서양의 토양, 즉 지역이죠. 그럼 동양은 동양적인 시공이 있겠죠. 동양에 속해있는 토지의 기운은 음의 기운을 많이 발산하고 서양에 속해있는 토지의 기운은 양의 기운을 많이 발산하고 있는 거예요.
서양의 기운을 받고 태어난 모든 생명체들 역시 양의 기운이 많겠죠? 그래서 서양 사람들은 동적인 부분이 많은 거예요. 동양 사람들은 정적인 부분이 많고... 수행의 방법도 사실 마찬가지예요. 서양 사람들은 동적인 부분을 최대한 활용해서 공부해야 해요. 그래서 춤을 통애 공부시키는 방법이 조금 더 개발돼야 해요. 춤추는 방법도 다양한 것이 있죠. 어떤 규율 속에서 춤추는 방법이 있고 완전히 자유 속에서 춤추는 방법이 있고.. 몸을 놀리는 상태에서 정신을 집중시키는 훈련이 서양 사람들에게 팰요해요. 그게 맞아요.
그런데 동양 사람들은 안 그런 거예요. 정한 상태에서 앉거나 서거나 눕거나.. 특히 일정한 장소에 앉아가지고 하는 방법.. 그래서 동양에 의해 삼법수행, 말하자면 단전호흡법이라든가 참선 같은 방법이 유난히 개발된 거죠. 서양은 유난히 춤이 개발된 거고.. 그건 어쩔 수 없는 거예요. 타고난 것이 그렇기 때문에..
그럼 사람의 가운데를 중심으로 놓고 볼 때 오른쪽이 양, 즉 동이란 말이에요. 왼쪽은 음, 즉 정에 속하는 부분이고.. 우리가 앉아서 한다는 것은 정신을 한 곳으로 모으기 위해서 이 육체를 장하게 만드는 거예요. 그래서 조정이라고 하죠? 좌정시키는 거예요. 그래서 좌정을 시킨다는 것은 오른쪽을 지그시 줄러주는 겁니다.
지금 한 번 자세를 해보세요. 먼저 오른발 뒤꿈치를 낭심 가운데 부분에 바짝 댑니다. 그리고 발바닥을 허벅지에 밀착시켜요. 동적인 오른쪽을 먼저했죠? 그 다음에 정적인 왼쪽 발을 오른 다리 위에 얹어서 지그시 눌러주는 거예요. 이렇게 앉아있는 자세는 다 됐습니다.
그 다음 순서는 손. 역시 동적인 오른손을 이렇게 얹는 거예요. 올려놓죠? 그리고 왼손을 올려놓습니다. 그 다음에 오른 엄지를 먼저 감싸요. 아주 편안하게. 그 다음에 왼 엄지를 그 위에 그냥 감싸는 거예요. 더러 이것을 견인시킨다 해서 이렇게 원을 그리기도 하는데 일단 이 동작에 힘이 들어가면 안되고 아주 자연스러워야 돼요. 그래서 이렇게 하지 말고 그냥 편안하게 감싸는 거예요. 감싸고 나서 이것을 그냥 이렇게 얹어놓는 것이 아니라 단전 밑에, 지금 왼발 있죠? 왼발 위에 가만히 편안하게 놓는 거예요. 손의 자세까지 다 됐습니다.
이 상태에서 몸을 좌우로 한 번씩 흔들어 줍니다. 그 다음에 앞뒤로 한 번씩 흔들어 주고 나서 엉덩이를 뒤로 바짝 뺍니다. 빼고 난 다음 완전히 밀착을 시키는 거예요. 그러고 나서 척추를 바로 세웁니다. 그 다음 턱을 약간 당기면서 몸의 중심이 일직선이 되게하는 거예요. 척추를 바로 세우고 엉덩이를 빼고 턱을 약간 당기기..
이빨은 아랫니 위에 윗니를 살며시 얹어주세요. 힘주어서 깨물지 말고.. 치열이 좀 불규칙한 사람은 이것이 조금 힘들지도 몰라요. 그런 사람은 구태여 억지로 그렇게 하지 말고 그냥 가볍게 이를 깨물면 돼요. 그리고 윗니와 잇몸 사이에 있는 금에 혀 끝부분을 살짝 대주는 거예요. 이렇게 입안도 다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