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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r.jpg 김응렬  생각없이 읽는 철학
 
  [多夕語錄 - 6] 모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작성자 : 김응렬
작성일 : 2023-05-14     조회 : 703  


유영모 (1890 ~ 1981)

 

"사람은 좀 친해져야 할 것 같고 많이 모이면 일이 잘 될 것 같고 또 그것이 소위 역량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상은 기대일 뿐 그렇게 쉽게 되는 것이 아니다.

 

속의 속은 사상이다. 사람은 사상이 같다고 하더라도 이내 숙친해지면 서로 달라진다. 달라지면 이견(異見)이 나온다. 이러한 '나에게 오라. 나의 신조만이 여러분을 구원하고 여러분의 사는 길일 것이다.

 

마치 이슬람교에서 무함마드가 한 손에 코란을 한 손에 칼을 들고 권유하듯 한다. 이런 짓이 다 자기가 미정고(未定稿)라는 것을 모르고 있기 때문에 그러하다. 무엄하게도 하느님 자리까지 앉겠다는 것이다." (1957)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뜻을 같이 한다는 사람들이 모여서 종교단체도 만들고 정당조직도 만든다. 하지만 그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로 싸움질하느라 난장판이다. 피차 생각이 다르고 잇속이 다르기 때문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자기만이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며, 자기판단과 결정은 언제나 옳다라고 착각하는 "하느님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선생은 왜 未定稿라고 하였나?

완성된 인간이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제가 완벽한 신이라도 된 것처럼 자기 생각만을 강요하는 종교, 정치분야 사기꾼과 위선자들 때문에 우리 사회가 몹시도 시끄럽다.

 

모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덜 된 인간들끼리 모여서 어쩌자는 것인가.

교만으로 가득찬 마음을 내려놓고 인생의 진실 앞에 좀 더 겸손해져야 한다. 좀 더 나은 인간이 되어야 한다.

 

"두 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마태복음 18장 20절)

 

반드시 두 세 사람이어야만 할까.

"나" 혼자만 있는 곳이라도 하느님은 계신다.

여러 명이 모여서 서로 바보짓이나 할 바엔 차라리 홀로 골방에 들어가 자기 지은 죄를 눈물로 참회하며 성숙한 인간이 되자고 노력하는 편이 훨씬 낫다.

 

"너는 기도할 때에 네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마태복음 6장 6절)

 

만남과 모임, 조직과 단체가 일상이 된 현대.

홀로 있는 것보다도 못한 무의미하고 무가치한 만남과 모임은 파해야 한다. 

단순한 삶을 지향하자는 뜻에서도 역시 그렇다.

 
 
TOTAL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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