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하늘 이 땅에서 태어나 인류 최초의 위대한 국가사회를 이루어온 우리 조선민족이 바라본 세계는 '삼극'이었다. 삼극의 변화운동은 오행으로 나타난다. 오행원리는 우리 눈에 보이는 또는 보이지 않는 전체계 모든 존재의 변화원리이다.
오행에 의한 변화에는 일정한 발전의 질서가 있으니 '오행상생'의 법칙적 질서이다. 우주의 모든 존재는 생성과 발전과 소멸을 거듭한다. 이러한 생성-발전-소멸의 질서를 나타내는 것이 水木火土金의 순서로 진행되는 오행상생의 질서이다.
水가 木을 낳고, 木이 火를 낳고, 火가 土를 낳고, 土가 金을 낳고, 金이 水를 낳음으로써 영원불변하는 변화가 이루어진다. 상생작용은 한편으로부터 생함을 받고 다른 한편을 생해 주는 관계이므로 어머니와 자식의 관계와도 같은 상을 취한다. 자식이 어머를 낳을 수 없음과 같이 상생의 질서는 결코 뒤바뀌지 않는다.
水는 생명의 원천으로서 씨앗이 땅속에 잠복하여 때를 기다리고 있음과 같은 상을 나타낸다. 계절로 말하면 봄을 기다리고 있는 겨울이 되고 인생에 있어서는 어머니의 몸 속에 잉태되어 있는 단계와 같다.
木은 땅속에 잠복하여 있던 씨앗이 자라서 드디어 지표를 뚫고 나와 태양 아래 그 모습을 드러내는 것과 같은 상이다. 계절로는 봄이며 인생에 있어서는 탄생의 단계와 같다.
火는 작열하는 태양 아래 오곡이 자라는 것과 같이 생명체가 맹렬하게 성장과 발산의 활동을 하는 상이다. 계절로는 여름이며 인생에 있어서는 지식욕과 활동력이 왕성하고 한창 커가는 때인 청소년기의 단계와 같다.
土는 오곡이 성장, 발산을 멈추고 결실을 위해 안으로 영글어가는 것과 같은 상이다. 계절로는 늦여름이며 인생에 있어서는 발산을 자제하고 안으로 내실을 기하는 중년기의 단계와 같다.
金은 결실과 함께 낙엽이 지듯이 모든 것을 거두는 것과 같은 상이다. 계절로는 가을이며 인생에 있어서는 모든 일을 자식들에게 넘겨주고 인생을 마무리하는 노년기와 같은 쇠퇴, 소멸의 단계이다. 이와같이 水木火土金의 오행은 상생의 질서 속에 통일되어 있으며 각 단계마다에 따르는 의미를 갖고 있다.
1. 水生木
水생木은 생명체의 생성을 의미하는 작용이다.
지구에 최초의 생물이 생성된 것은 물(水)에 의해서이며, 생명체의 주성분도 물(水)이며 생명활동 자체도 물(水)의 운동이다.
지구는 태양계의 다른 행성들과 함께 약 50억년 전에 원시 태양계 성운에서 생성되었다고 과학자들은 추정한다. 초기에 지구를 둘러싸고 있던 원시대기가 태양풍에 의해 사라지고 난 후 지구 내부에서 분출된 대기가 형성되었고 2차로 형성된 원시 대기는 이산화탄소, 질소가스, 수증기가 주성분으로 이것이 생명의 원료가 되었던 것으로 추정들을 하고 있다.
지구 내부에서 분출된 수증기는 식으면서 비로 내려져 원시의 바다를 이루고 원시 대기를 재료로 해서 합성된 아미노산 등의 유기물이 바다에 녹아들었다. 지금으로부터 약 40억년 정도 전으로 추정하는 원시의 바다 속에서 화학진화가 진행되어 생명이 탄생할 준비들이 이루어졌고, 핵산이나 단백질과 흡사한 분자를 주성분으로 자기 복제기능을 가진 원시세포가 생겨나게 되었다고 한다.
물질에서 생명으로 발전하는 과정이 '화학 진화'이다. 고분자 화합물로서 대사작용이 진행되고 자기 복제능력을 갖추게 되면서 무생물과 생물의 구별점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러한 생명체로의 기능을 갖고 있는 세포의 주성분이 물(水)이며 운동성과 대사성 역시 물에 의한 것이다.
식물의 경우 뿌리로 물을 흡수하여 줄기를 통해서 식물체의 각 부분으로 보낸다. 물은 식물의 생명작용에 쓰여지고 나머지는 잎에서 수증기의 형태로 공기 중으로 내보내진다. 이것을 '증산작용'이라고 하는데 햇빛이 쬘 때나, 식물체 내에 수분이 많을 때 왕성하게 일어난다. 증산작용으로 식물체 안에 수분을 언제나 일정하게 유지하고, 뿌리에서 계속 물을 빨아들이는데 도움을 주며, 식물체가 햇빛에 의해 뜨거워지는 것을 막는다.
동물의 경우도 물을 흡수하여 생명작용과 체온조절을 이루어내므로 물의 작용은 식물과 같다.
이와같이 생명체인 木은 水를 생명의 원천으로 하여 생성되고 또한 생명활동의 작용을 이루어낸다. 水는 木을 생하는 것이다. 변화운동의 과정중 '생성'의 작용을 뜻한다.
겨울동안 움츠렸던 생명들이 살아나는 봄, 어머니의 몸 속에 잉태해 있던 생명의 탄생, 낡은 사회체제 속에서 잉태한 새로운 사회적 힘이 껍질을 부수고 새로운 체제를 탄생시키는 혁명 등이 모두 水생木이다.
2. 木生火
木생火는 생명체의 성장, 발산을 의미하는 작용이다.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태양의 에너지를 활용하여 생명활동을 해나간다. 생명활동은 태양의 에너지를 얻기 위한 활동이며 이에 의해 자기발전을 이룩해 나간다.
처음 녹색식물이 태양의 빛에너지를 받아서 이산화탄소와 물을 재료로 광합성을 하여 녹말이나 당분 속에 에너지를 저장한다. 생물은 이 광합성을 통해 저장된 에너지를 호흡에 의해서 다시 꺼내어 생활한다. 따라서 모든 생물의 활동을 가능케 하는 에너지는 태양의 빛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태양의 빛은 식물이 꽃을 피우고 결실하게 하는데 영향을 미치며 동물의 번식시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외에도 태양빛은 생물의 일상생활의 특징을 나타내는 여러가지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인간의 경우도 신체만이 아니라 심리상태까지 태양빛의 영향을 받는다.
모든 생물에는 생명활동에 가장 알맞는 최적온도가 있다. 대부분의 경우 섭씨 10~35도의 범위에 있는데 이 이하 또는 이상에서는 생활할 수 없다. 생물의 생육과 활동의 근본은 효소를 촉매로 하는 생물체 내의 화학반응이다. 화학반응은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서 커지지만 그것을 촉매하는 효소는 온도가 높아지면 파괴되는 성질을 갖고 있다. 따라서 생명활동은 최적온도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이와같이 생명체인 木은 火의 힘을 써서 생명활동을 한다. 생명활동이란 火의 힘을 얻기 위한 활동임과 동시에 火를 소비하며 커나가는 활동이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요점은 주체는 생명체이지 火 그 자체는 아니라는 점이다. 생명체인 木이 火를 이용하여 생명활동을 이룸으로써 자기발전을 꾀하는 것이다. 이렇듯 木생火는 한 알의 씨앗이 자라서 수많은 열매를 맺게 하기 위한 생명체의 성장, 발산의 생명활동을 의미한다. 하나의 순환을 보이는 변화운동의 과정중 '성장, 발산'의 작용을 뜻한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 한창 오곡이 자라나는 여름, 지식욕과 활동력이 가장 왕성한 청소년기의 커나가며 발산하는 힘, 하나의 사회가 한창 힘있게 증산과 건설을 이루어나가는 발전의 시기 등이 모두 木생火이다.
3. 火생土
火생土는 생명체의 성숙을 의미하는 작용이다.
지구상에는 많은 흙이 있다. 그러나 아무 흙이라고 해서 모두 생명체가 생성되어지는 것은 아니다. 생명체가 생성되어질 수 있는 흙은 양분과 수분이 함유되어 있어야 한다.
식물의 양분과 수분의 공급원이 흙이고 뿌리에 필요한 산소도 흙입자 사이의 공기로부터 공급되어진다. 특수한 종류를 제외하고는 진흙땅에 심은 식물에 물이 많이 공급되면 식물은 자라지 못하고 시든다. 진흙이 물을 많이 품게 되어 공기의 유통이 막혀 뿌리가 호흡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래흙은 공기의 유통은 잘 되지만 수분의 함량이 적으므로 건조하기 쉽다. 이외에 산성과 알칼리성 등도 식물의 생육에 영향을 미친다.
식물이 자라는데 가장 좋은 상태는 진흙과 모래가 알맞게 섞여 있고 식물이나 동물의 시체가 부식되어 있는 중성상태의 흙이다.
흙은 동물에게 먹이를 공급하고, 어린벌레, 알, 성충의 숨을 곳을 제공하고 대부분 곤충의 번식장소도 된다. 두더지, 지렁이, 선충 등은 흙 속에서 살며 먹이도 흙 속에서 얻고 있다. 개미 등도 흙 속에 집을 짓고 산다. 풀무치, 귀뚜라미, 여치 등의 곤충이나 뱀, 거북 등은 흙 속에 알을 낳는다.
이러한 것은 흙을 더욱 흙답게 하여 식물의 생육에 필요한 조건들을 배양하는 것으로 된다. 또한 모든 동식물들은 생명을 다하면 흙이 된다. 결국 생명체를 생성하는 조건은 생명체 스스로가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생명활동의 결과 자체가 생명체를 위한 흙을 기름지게 하는 것이다.
흙은 만물을 생하게 하고 만물을 거두어 들이는 생명유전의 근본이다. 근본을 이루게 하는 주체가 바로 생명체이므로 생명활동은 생명체 자신을 기름지게 하고 성숙하게 한다. 인간도 흙에 몸을 싣고 흙에서 나온 것을 취하고 흙으로 돌아간다. 흙은 창조의 산실로 결실을 이루는 토대이며 이 결실은 주체적인 노동에 의해 이루어진다.
火는 성장, 발산하는 생명활동이며 결과 하나 하나가 쌓여져 나가게 되므로 생명체 자신도 성숙을 이루게 된다. 생명체는 한없이 팽창하는 것이 아니므로 성숙을 통하여 안으로 자신의 열매를 영글게 한다. 마치 흙(土)이 모든 것을 생하고 모든 것을 받아들이듯이, 또한 생장하던 생명체가 안으로 영글기 위해 성장을 멈추듯이, 생명체에 있어 중요한 변화를 겪는 시점에 이르는 것이다. 火생土는 변화운동의 과정중 성장, 발산을 멈추고 안으로 영그는 성숙의 작용을 뜻한다. 이러한 성숙이 있으므로 해서 결실도 바라보게 되고 창조의 확장을 이루는 재창조의 토대도 마련되는 것이다.
오곡이 무르익는 늦여름과 초가을, 밖으로의 발산보다는 안으로 내실을 기하며 연륜이 쌓여지는 중년기의 원숙함, 한 사회가 이루어놓은 사업들에 의해 안정된 체제를 유지해나가는 시기 등이 모두 火생土이다.
4. 土生金
土생金은 성장과 성숙의 끝인 결실이자 한 생명의 다함을 의미하는 작용이다.
金은 가장 단단한 것이다. 그런데 원래부터 金이 단단한 것으로 존재해왔던 것은 아니다. 우주공간에서 핵폭발을 하여 지구 생물의 에너지원으로 되고 있는 태양도 수소의 운동으로부터 시작한다. 수소가 폭발하여 헬륨으로 변하고, 헬륨이 폭발하여 탄소로 변한다. 탄소의 단계에서 최종적으로 가장 무거운 철 등의 金으로 전화되어 새로운 시작을 위해 산산이 흩어지는 대폭발을 하게 된다.
따라서 金은 우주공간에서 핵폭발을 진행시키고 있는 별의 운동중 마지막 단계이다.
오행상 金의 의미는 단순히 특정한 원소로서의 철(Fe)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철의 모든 종류와 강하게 응결되어 있는 광물질을 총칭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마그마가 식어서 된 화성암이나 土가 오랜 세월동안 굳어서 응결된 퇴적암도 金이며, 생명체가 몸이 굳어지는 상태도 金으로 포함된다.
원소만으로서의 철(Fe)의 경우도 고체만이 아니라 액체상태로도 존재하는데 강한 火의 기운이 잦아드는 상태에서는 강하게 응결된 金이다. 고체로 된 철은 곧 부식되어지며 다른 것으로 전화하게 된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신체가 굳어가듯, 열매가 다 익은 상태도 金의 단계이다. 이것은 모든 물질운동에 있어서 공통되는 것으로 최종의 단계인 金에 이르러서 곧 해체, 분열의 과정을 겪게 되는 것이다. 이와같이 土생金은 한 생명의 정점으로 쇠퇴, 소멸되어가는 작용이다. 변화운동의 최종적인 과정으로서 金은 그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기 해체, 분열을 통하여 새로운 생성운동의 밑바탕이 된다. 열매로서의 金도 그 안에 씨앗을 내포한 채 땅에 떨어져 새로운 생명의 가능성을 심는다. 또한 金은 土속에 암장되어 있는 형상을 갖고 있으므로 생명이 소멸, 암장되어짐을 뜻한다. 하나의 생명은 소멸, 암장되지만 그 속에는 새로운 생명의 가능성도 함께 암장되어짐으로써 金은 새로운 생명을 위한 자기소멸이다.
土생金의 계절으로서의 의미는 모든 것을 거둬들이는 가을이며 인생에 있어서도 모든 것을 후진들에게 물려주고 떠나는 노년기이다. 한 사회에 있어서도 새로운 사회적 삶의 방식을 실현하기 위해 기존의 시스템은 쇠퇴하여 소멸하는 과정을 뜻한다.
5. 金生水
金생水는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새로운 생명의 가능성을 잉태하는 의미의 작용이다.
물은 대부분 액체로 존재하며 생명체도 액체상태의 물을 흡수한다. 액체상태의 물은 자기를 담아주는 그릇이 있을 때 집적되어 지는데 지구상에서는 거대한 암반들이 그릇의 역할이다. 金이 없으면 생명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水는 집적되지 않으므로 생명의 생성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金은 水를 생하는 것으로 된다.
또한 金에는 열매로서의 의미가 있으며 열매 속에는 생명의 가능성인 씨앗이 존재한다. 암반으로서의 金과 열매로서의 金은 생명체 생성의 과정 속에서 통일된다. 암반이 물을 집적하고 열매가 씨앗을 퍼뜨려 金의 또 다른 형상인 土속에 암장되어 있다는 의미에 의해 한 생명의 잉태조건을 완전하게 이루는 것이다.
이 외에 金이 생명활동의 도구로서의 의미로 보면 식물의 뿌리가 물을 흡수하는 작용이 바로 金에 의해 水를 얻는 것으로 된다. 사람들이 우물을 파는 것도 金이라는 도구에 의한 것이므로 金에 의해 水를 얻는 것이다.
이와같이 金은 가장 단단한 것으로서의 의미, 깊이 암장되어 있는 것으로서의 의미, 水를 집적하는 그릇으로서의 의미, 열매로서의 의미, 새로운 생명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서의 의미, 생명활동의 도구로서의 의미 등이 함께 있다.
이러한 여러가지 의미의 통일은 결국 결실과 함께 소멸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생명을 퍼뜨리는 역할을 완전하게 수행해내는 데에 있다.
金생水 작용에 의해 변화운동은 새로운 전개를 맞게 된다. 따라서 계절로는 겨울로 동물들이 겨울잠을 자거나 식물들이 땅속에서 때를 기다리고 있는 형상이며, 인생에 있어서는 어머니의 몸 속에 잉태되는 생명의 형상이며, 사회적으로는 새로운 사회적 삶을 이루기 위한 새로운 방식과 새로운 힘이 용출력을 키우고 있는 과정을 의미한다.
오행으로 나타나는 변화의 운동은 조화 속에서 통일을 이루고 있다. 조화와 통일이 이루어지는 것은 변화의 운동이 상생의 질서에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개체가 생명운동을 하게 되는 것은 이미 대자연이라는 오행의 작용이 완벽하게 이루어져 있는 바탕 위에서이다. 오행상생의 모든 작용이 동시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생명체인 木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계속하여 水생木이 이뤄져야 하고, 동시에 木생火가 진행되는 것이며, 木생火는 火생土로 직결되고, 역시 火생土는 土생金으로, 土생金은 金생水로 되어 하나의 고리 형상을 이루며 동시 다차원적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한 개체에 있어 생명운동 오행과 자연의 오행은 통일되어 있다. 자연의 오행운동과 생명개체의 오행운동의 통일 속에서 자연과 인간과 사회의 변화도 통일적인 관계에 놓여진다. 동시적이며 통일적인 오행운동에 의해서 변화의 시원-생성-성장-성숙-소멸의 과정이 연출되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