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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순개념의 무차별 적용에 의한 대립물 통일과 투쟁의 법칙
  
   작성자 : 배달문화원
작성일 : 2018-03-23     조회 : 547  

모순개념의 무차별 적용에 의한 대립물 통일과 투쟁의 법칙


변증법은 모순과 대립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 하였다. 세계가 변화하고 발전하는 요인을 모순 대립의 관계로 파악하는 것이 변증법의 핵심이다. 음양론에서와 마찬가지로 사물의 상관적 관계를 설정하는 양극차원의 세계관이지만 그것을 모순으로 파악하는 것이 차이다. 상호보완적 관계이건 상호반발적 관계이건 모든 존재는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순은 사물의 겉과 안, 전극의 양극과 음극, 경제의 생산과 소비, 남과 여, 섭취와 배설, 승리와 패배, 오른쪽과 왼쪽, 위와 아래 등 서로 상대적-상반적-대칭적 관계 설정이 이루어지는 대립물로 존재한다고 한다.

그런데 사물의 겉과 안, 전극의 양극과 음극 등에 모순개념을 적용하는 것이 문제로 된다. 모순이라는 말 자체만을 놓고 볼때 현실에서의 창과 방패는 수많은 병기 중의 하나로 창이 없다고 방패가 없어지거나 방패가 없다고 해서 창이 없어지는 것은 아님이 틀림없다.

요즈음 우리 사회에서 흔한 구경거리 중의 하나인 데모대와 전경들의 대결에서 전경의 방패가 유난히 돋보인다. 창은 없지만 방패는 존재하는 것이다. 여기서는 사물으로서의 창은 없지만 데모대를 창의 역할로 볼 수는 있을 것이다. 모순에 의해 무엇이 옳은지의 규명은 대결을 통해서 이루어질텐데 승자가 진리를 차지하게 된다.

서로가 서로를 이길 수 있다고 주장한다면 승자를 진리로 하는 투쟁이 벌어지겠지만 만약 한 쪽이 상대를 이길 수 없다고 실토하고 게임을 기피하게 되면 진리의 규명은 대결없이 이루어 질 수도 있다. 

생산과 소비에 있어서 빵을 생산하는 것은 곧 밀가루, 설탕, 우유 등 재료의 소비이고 빵을 먹는 행위도 소비이지만 그것은 곧 노동력의 재생산이라는 모순이 일어난다고 변증법론자들은 말한다. 그러나 생산과 소비라는 양면성에 대해 투쟁을 전제로 한 모순관계로 주장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삶과 죽음도 모순관계라고 변증법론자들은 설명한다. 생명의 모순은 삶이 죽음과 투쟁하는 것이며 대립되는 개념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삶과 죽음은 개념적으로 상반적 관계이다. 또한 죽음과 싸우는 삶이라는 표현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삶과 죽음이 서로 싸워서 어떤 진리를 증명하는 것인가? 
물리적인 삶이 물리적인 죽음을 영원히 이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죽음이 삶을 이긴다고 해서 그것이 변증법적 모순에 적용될 수 있을까? 
물리적 생명은 반드시 소멸하는 것이 존재의 법칙이다. 이것은 진리이다. 이 외에 삶이 옳은지, 죽음이 옳은지의 문제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그러나 만약 어느 사람이 자신은 영원히 죽지않는다고 주장하거나 동시에 세계에 삶이란 존재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게 되면 이것은 불합리한 모순이 된다.

삶과 죽음같이 왼쪽과 오른쪽, 겉과 안이 모순이라고 개념을 정의하면 변증법적 모순개념은 단순한 상관적 개념에 불과한 것이 된다. 왼쪽과 오른쪽이 무엇이 옳은지 서로 대결을 벌이는 것도 아니고, 사물의 겉과 안이 서로 대결하여 안이 진리가 되든가 겉이 진리가 되는 것도 아니고 동시에 존재하는 양면성일 뿐이다. 따라서 그대로 모순개념을 적용한다면 그것은 무차별 적용으로 인한 반개념이 되어 개념으로서의구실이 와해 되어지고 만다.

이와같은 모순개념의 무차별 적용으로 대립개념에 투쟁을 전제로 하는 대립물로 설정함으로써 우주와 생명의 운동을 기계론적 관념론으로 만들어버린 것이 '대립물 통일과 투쟁의 법칙'인 것이다. 한마디로 이러한 반개념 또는 몰개념적인 대립물의 통일은 변증법론자들의 에고적 관념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다. 왼쪽과 오른쪽이라는 방향과 위치상의 구분도 투쟁하는 대립물이고, 겉과 안도 투쟁하는 대립물이 됨으로써 변화의 운동이 그 자체로 이루어진다고 믿고 싶어 하는 것일 뿐이다.

그래서 변증법론자들은 수정작업을 통해 모순에는 적대적 모순과 비적대적 모순이 있다고 한다. 적대적 모순은 지양을 통해 모순극복이 이루어지고, 비적대적 모순은 모순의 실현을 통한다고 한다. 이렇게 적대적 모순과 비적대적 모순의 개념으로 차별화 시키면 모순의 법칙은 문제가 해결되어질 것인가?

사물의 겉과 안, 오른쪽과 왼쪽 등이 비적대적 모순이라면, 자연 속에서 적대적 모순이 사물내부로 존재하는 것은 찾을 수 없다. 적대적 모순의 설명에 있어서 궁극적 목표는 결국 사회적으로 노동자계급과 자본가계급의 대결에 초점이 맞추어진다. 
노동자와 자본가의 모순은 적대적이므로 필연적인 투쟁이 벌어지게 된다. 그런데 노동자가 승리할지, 자본가가 승리할지는 대립물 통일의 법칙으로도 설명할 수가 없다. 자본가계급이 주도하는 세계는 낡은 것이고 노동자계급이 주도하는 세계는 새로운 세계이기 때문이라는 당위론으로 귀결된다.

이것도 자본가계급이 격파되면 노동자계급만 남게 되므로 대립물 배제의 법칙일 뿐이다. 초기에 마르크스와 엥겔스에 의해 대립물 상호침투의 법칙으로 설명되다가 러시아의 혁명이론가 레닌에 이르러 대립물 상호침투는 있을 수 없고 투쟁을 통한 통일만이 있다고 주장되어 바뀌게 된 법칙이므로, 누군가에 의해 대립물 배제의 법칙도 제기될만 하지 않은가 싶다.

또한 적대적 모순을 사물외에 인간관계에 적용시킬때 즉 같은 편끼리의 입장차이도 비적대적 모순이라 설명한다. 스탈린을 돼지 취급했던 지식계급에 대한 피의 보복, 모택동에 의한 피의 문화혁명, 헝가리, 체코슬로바카아의 폭동 등은 모두 적대적 모순이 사라진 비적대적 모순의 사회에서 발생한 사건들이다. 양극 음극, 겉과 안 등 사물이나 현상의 비적대적 모순이라 하더라도 사회주의 사회에서의 비적대적 모순의 실현과정에서는 사람이 죽어나갔다. 이것을 소수의 잔인함이나 외부의 공작에 의한 것이라고 둘러댄다면 이 또한 변증법을 배신하는 행위가 될 것이다.

사실 모순이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불합리와 몰이해, 계급적 이해관계나 경쟁적 이익관계의 대치상황에서 발생된다. 따라서 모순은 사회내부에 존재하는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무차별하게 존재하는 모든 것의 본질로 설명하게 되면 모순개념의 모순현상이 심화되어지는 것이다. 무엇이 옳은지는 창과 방패를 격돌시키듯 부딪쳐 보면 알 것이다.

변증법론자들은 그 자체에서 수없이 개념 수정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자신들의 처지를 마치 변증법의 법칙적인 발전인양 해명한다. 철학적 방법론이 현실에 부딪힐 때마다 바뀔수 밖에 없다는 사실은 철학 자체를 의심해야 한다. 변증법 수업의 첫머리인 '의심'은 아직 수정될 필요가 없는 개념임이 확실하다. 




글 : 천지자연의 법 유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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