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 백공 종사님의 삼일신고 (한밝뫼 제139호에 실린 내용)
-1994년 부산 전포동 배달학당에서 하신 강의를 녹취한 것입니다.-
철 지감 조식 금촉
그런데 철(哲). 철이라는 것은 상철·중철·하철이죠? 상철은 마음을 깨닫기 위해 최상의 방법으로 공부하는 사람이고, 중철은 기운을 조절해서 공부하는 사람이고, 하철은 인간의 육체에 접촉되는 그 부분들을 조절해서 공부하는 사람이라는 거예요.
이 세 철(哲), 상철·중철·하철들은 어떤 수행을 통해 공부를 할까요? 그 수행이 지감·조식·금촉(止感 調息 禁觸)인거예요.
지감(止感)이라고 하는 것은 마음에 의해 일어나는 여러가지 경계들 중 필요없는 것들은 금하는 거예요. 조식(調息)은 호흡을 아주 고르게 하는 거예요. 금촉(禁觸)은 인간의 육체적 접촉을 멀리하는 거예요. 그냥 접촉 그 자체를 멀리하는 것이 아니라 접촉을 통해서 일어나는 안좋은 것들을 멀리하는 거지요.
지감법, 조식법, 금촉법 중 이 학당에서 특별히 강조하는 방법은 조식법이예요. 조식법이라는 것은 쉽게 얘기해서 호흡을 고루하는 것입니다. 조식법을 이 학당에서는 삼법수행이라고 합니다. 삼법수행이라는 이 말을 홍익도원 말고는 사용하는 곳이 별로 없을 거예요. 대부분 단전호흡이라고 얘기하지요.
그런데 단전호흡이라는 그 말보다는 삼법수행! 왜 삼법수행이냐? 이 수행 방법을 통해 지감·조식·금촉(止感 調息 禁觸)이 되는 근본적인 세 가지 법이 동시에 다 작용한다는 거예요.
즉 삼법수행을 통해 마음을 수행할 수 있는 법도 나오고, 육체를 건강하게 할 수 있는 법도 나오고,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기를 아주 조화롭게 할 수 있는 법도 나오고.. 그래서 삼법수행이라고 하는 거예요.
지금부터 여러분게 이 삼법수행을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먼저 호흡을 고르게 합니다. 그럼 숨이란 말이죠? 숨과 호흡이 어떻게 다를까요? 숨하고 호흡은 다른 거예요. 왜 다르냐 하면 숨 쉬는 것은 이 우주에 있는 모든 삼라만상이 다 하고 있는 거예요. 무생물도 숨을 쉽니다. 이 책상이라든가 마이크, 컵, 벽, 건물, 하다못해 땅, 바위, 모든 것들이 다 숨을 쉬고 있는 거지요.
그런데 호흡은 다 하고 있는게 아니에요. 호흡은 다른 거예요. 날숨과 들숨을 병행해 번갈아가며 하는 것을 호흡이라 그래요. '호(呼)'라고 하는 것은 내쉬는 거예요. 우리말로 날숨이라. '흡(吸)'은 들숨이고..
그럼 무엇이 호흡을 하느냐? 생명을 가지고 있는 것은 호흡을 하는 거예요. 식물도 들숨, 날숨이 있죠? 물고기, 곤충, 새, 동물, 생명을 가지고 있는 것은 다 호흡을 하는 거예요.
생명이 최초로 만들어질 때, 이를테면 사람으로 가정해 봅시다. 세상 밖으로 나오죠? 나오자마자 일단 호흡을 해야 되는 거예요. 못하면 죽어버리니까. 나오자마자 날숨을 쉬는 거예요. 그래서 호(呼).. 그리고 죽는 순간 들숨, 흡(吸)입니다.
나오자마자 몸 속에 있는 모든 안좋은 기운을 순간적으로 다 뿜는 거예요. 뿜고 또 좋은 산소를 마시고.. 죽는 순간에는 모든 것을 그냥 다 마셔버리는 거예요. "흡"하고서 죽는 거예요.
우리가 하는 호흡법은 크게 두 가지의 방법이 있어요. 정신 위주로 하는 호흡법과 육체 위주로 하는 호흡법. 그걸 일반적으로 내공과 외공이라는 말로 표현합니다. 정신 위주로 하는 호흡법과 육제 위주로 하는 호흡법은 방법이 달라요.
육체 위주로 하는 호흡법은 우리들의 육체를, 호흡법을 통해 특수한 조직으로 변화시키는 거예요. 그럼 특수한 조직법으로 변화를 시킨다는게 뭐냐? 축지법을 한다든가, 둔갑술을 한다든가, 장풍을 한다든가, 기를 우리 몸의 어느 한 곳으로 모이게 해서 치료를 한다든가.. 이런게 특수호흡법인 거예요. 이 호흡법을 꼭 필요로 하는 사람은 한번쯤 배워볼만한 거예요.
그런데 우리 홍익도원에서는 그 방법을 안가르쳐 줍니다. 그럼 무슨 호흡법을 가르치느냐하면 정신 집중 위주로 하는 호흡법. 사람다운 사람을 만들기 위해서 정신 집중이 필요합니다.
정신 집중할 수 있는 그 호흡법을 통해서는 특수호흡법의 어떠한 그 능력이 안생기느냐? 그건 아닌 거예요. 육체하고는 완전히 무관한 거냐? 그건 아니라고.. 여기서는 그것을 인간의 기본호흡이라고 얘기합니다. 그 호흡법을 통한 가장 근본적인 목적은 정신을 집중시키는 훈련을 하는 거예요. 그 다음에 우리들의 육체를 건강하게 해주고, 기가 흐트러지지 않게 잘 조화시켜 주는 거예요.
그러니까 기본호흡법만 해도 육체 건강해지지, 기를 순화시켜 한 곳에 모을 수도 있지, 정신 집중시킬 수 있는 훈련이 본격적으로 되지.. 즉, 동시에 세가지가 되는 거예요.
그런데 이 호흡법을 가르쳐주면 사람들이 꾸준히 안 해요. 왜? 사람들의 성격이 너무나 급해서 무언가를 하면 빨리 대가를 얻으려고 하는 거예요. 마음이 급해가지고 '내가 뭐 변화된게 없는가. 느껴지는게 없는가' 하고서.. 그런데 이 기본호흡법, 즉 삼법수행은 하루에 하면 한만큼, 무조건 하면 일단 변화가 생겨요. 두 시간 하면 두 시간 한만큼, 이틀하면 이틀 한만큼 반드시 변화가 일어난다는 그 사실은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이건 틀림없어요.
가르쳐 드리는 대로만 하면 돼요. 그런데 가르쳐 드리는 대로 안하니까... 힘들다고 조금하다 그만두고..
힘든 건 당연한 거예요. 왜? 지금 많은 사람들의 몸이 엄청나게 고장나 있는 상태란 말이에요. 고장나 있는 상태를 정상적으로 만들려고 하니까 반드시 몸에 무리가 가는듯 느껴지고 힘이 들지요. 전부다 고장 났어요. 그러니까 힘이 드는 거예요. 힘이 드는 것을 조금만 참으면 되는데 '야, 이거 너무 힘들어서 못하겠다' 그러고서 빨리 포기해버리는 거예요.
우리 학당에서 이미 삼법수행을 하고 있지만 오늘 좀 더 자세히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꾸준히 해야 돼요. 꾸준히..
자, 그러면 먼저 자세. 호흡법을 하기 위해서는 자세가 필요한데 크게 나눠보면 서서하는 방법, 누워서 하는 방법, 걸어가면서 하는 방법, 앉아서 하는 방법이 있어요.
여기서는 그 모든 자세 가운데 앉아서 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왜 하필 앉아서 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느냐? 물론 서서 하는 방법, 누워서 하는 방법, 걸어가면서 하는 방법, 다 가르쳐 주지만 강조하는 방법이 앉아서 하는 방법인 거예요. 왜 앉아서 하는 방법을 유난히 강조하면서 가르치느냐하면 우선 가장 안정되게 정신을 집중시킬 수 있는 방법이 앉아서 하는 거예요. 오랫동안, 장시간동안 해도 몸에 크게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정신을 흩트리지 않고 집중시킬 수 있는 방법.
또 이 방법으로 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 척추인데, 이 척추를 가장 강하고 튼튼하게 해줄 수 있는 방법이 앉아서 하는 방법인 거예요. 그래서 이 방법을 강조하는 겁니다. 앉아서 하는 이 방법도 자세라는 것이 있어요. 물론 이미 아는 분도 여기 많이 계시겠지만 다시 한 번 생각을 가다듬고 더 확실히 알려드리기 위해서.. 우선 삼법수행에 들어가기 전에 참고적으로 알아둬야 할 게 있습니다. 일단 마음을 가다듬는 거예요. '내가 마음을 좀 가다듬고 이제 삼법수행을 해야겠다'하는 그런..
그 다음에 장소를 정해야겠죠? 물론 우리 회원들끼리 같이 할 때는 여기 홀이 가장 무난한 장소겠지요. 그런데 삼법수행을 꼭 여기서만 하고 다른데서는 하지 말아야 되느냐? 안 그렇단 말이에요. 어디서든지 할 수만 있으면 하면 되는 거예요. 산에 가서든, 집에서든, 다른 곳에서든 시간의 여유만 있으면 조용히 앉아 삼법수행을 하는 거예요.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자기가 앉았을때 가장 마음이 편안한 장소를 선택하라는 겁니다. 이를 테면 자기 집에서 한다고 칩시다. 그럼 자기 집 안에서도 식구들마다 마음이 편한 장소가 다른 거예요. 아버지는 이 방에 들어가야 가장 마음이 편안하고 엄마는 저 방에 들어가야 가장 마음이 편안하고.. 다 다른 거예요. 응접실이든 옥상이든 다락이든 일단 자기가 마음 편히 앉아있을 수 있는 장소를 선택하세요.
선택을 해서 그 방에 들어가죠? 그 다음 좌복, 즉 방석이 필요해요. 좌복은 앉아서 양 무릎이 방석 밖으로 안나올 정도의 크기가 좋습니다. 형태는 직사각형이면 더 좋고요. 그 다음 방석의 한 쪽 부분을 접어서 엉덩이를 약간 높여주는 거예요. 물론 오랫동안 해오시던 분들은 안 높여도 그냥 편안하게 할 수 있겠지만 처음 하시는 분들은 반드시 엉덩이를 약간 높여주면 앉는 자세가 편안하게 안정이 돼요. 그래야 양쪽 무릎이 바닥에 닿습니다.
이렇게 좌복을 마련해서 깔고 앉았죠? 그렇다면 앉아서 마음의 찌꺼기를 닦는 이 삼법수행을 하루 중 언제 하는게 좋을까요? 새벽이 가장 좋아요. 네시에서 여섯시 사이 정도라고 생각하면 돼요. 우주에 있는 기운이, 특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의 기운이 가장 정(精)하고 고요한 상태가 이 때에요. 그러면서 가장 새로운 기운이 나오는 때란 말이예요. 그러니까 동이 트고 해가 뜰 무렵, 이 때 가장 기운이 정하면서 왕성하게 솟아나옵니다.
이 시간을 이용해서 할 수 있다면 가장 좋고, 그 다음에는 자기가 시간을 낼 수 있을 때, 여유를 낼 수 있는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겠죠? 직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고 장사를 하는 사람이 있고.. 자기가 시간나는 대로 하되 밝고 어두운이 명암이라고 하는 것을 살펴야 돼요. 너무 어두워도 안되고 너무 밝아도 안 되지만 피치 못하게 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 때는 어쩔 수 없는 거지요. 이왕이면 이 빛에 의해서 마음이 산란해지지 않도록 빛을 조정하는게 좋아요. 약간 어스름하게.. 너무 밝아도 안 좋고 너무 어두워도 안 좋은 거예요. 지금 여기(학당)는 조금 밝은 편이에요. 이 학당에서 할 때도, 삼법수행 할 때는 이렇게 불을 다 켜는 것보다는 조금 덜 켜는게 나으 거예요. 집에서 할 대는 스스로 빛 조절을 할 수 있어서 좋지요.
어두운 곳에서 해야 할 경우에는 향을 하나 피우고 1m~2m 정도 떨어진 곳에서 그 향불을 바라보면서 하면 되는 거예요. 물론 초를 켜는 방법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향을 피우는게 낫습니다. 단, 향을 피워 놓고 할 때는 그 향내가 기관지에 지장을 줄 만큼 방 안을 가득 채우게 하지 말고 어느 정도 공기 소통이 되게 해야 겠지요.
그 다음에 소음. 즉 귀에 자극을 안 주는 조용한 장소를 택하는 게 좋아요. 물론 어느 정도 수련이 된 사람은 공장에서 하든 시장 바닥에서 하든 상관없지만 처음 하시는 분들은 가능하면 크게 시끄러운 소리가 나지 않고 좀 조용한 장소를 택하는 것이 좋아요. 그러니까 모처럼 시간을 냈을 때, 가능하면 삼법수행의 모든 효과를 만끽하면서 흠뻑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도록 미리미리 스스로 그러한 환경을 선택하라는 거예요.
그럼 앉아서 하는 시간은 보통 얼마 정도가 좋겠는가? 처음부터 너무 무리하면 안됩니다. 처음에는 한 10분~20분 정도 하는 거예요. 그렇게 차츰차츰 시간을 늘려가죠. 25분, 30분, 35분, 40분...
몸이 불편하다든가, 어디가 아프다든가, 가렵다든가, 쥐가 일어난다든가 하는 이러한 몸의 불편함을 앉아있을 때 전혀 느끼지 못하는 시간이 한 45분 정도 됩니다.
자기가 45분 정도 편안하게 앉아서 할 수 있을 때까지는 고행이 필요한 거예요. 그러니까 억지로 버티는 것이죠. 20분, 30분, 쥐가 나도 버티고 견디는 거예요. 자꾸 그렇게 견디는 습관을 들여야만 이 육체도 그것에 따라 길들여지는 거예요. 처음에 너무 무리하지 않되 그 다음부터는 조금씩 무리도 해야 된다는 거예요.
편안하게 앉아서 할 수 있는 시간이 왜 하필 45분은 되어야 하냐면 이 삼법수행을 하다보면 삼매, 무아지경, 그것을 선정(禪定)이라고 표현합니다. 선정에 들 때가 있습니다. 물론 오랫동안 수행을 해야 되지만요. 정신이 집중되고 난 이후에 최소 45분은 지나야 선정에 드는 거예요. 그러니까 마음을 가다듬고 한 곳으로 정신집중, 통일시켰다고 합시다. 그렇게 됐을 때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이 뇌파가 가장 정(精)한 상태가 돼요. 그럼 그것을 최소한 45분 정도 유지시켜야만 삼매, 무아지경에 들 수 있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좀 어렵더라도 꾸준히 연습하고 노력해서 한 45분 정도는 편안하게 할 수 있을 때까지 수련을 해야 됩니다. 이제 그 때는 고통이라는 것을 감수해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