孟子 離婁章句下에 보면 아래 글이 첫 문장으로 나옵니다.
孟子曰: 「舜生於諸馮, 遷於負夏, 卒於鳴條, 東夷之人也.
맹자님 말씀에 순은 “저풍”에서 나시고 “부하”로 옮겼다가 “명조”에서 돌아가니 동이사람이다
여기 나오는 “舜”은 물론 중국에서 추앙하는 전설적인 임금 三皇 五帝 중 五帝 舜을 뜻합니다.
순임금이 얼마나 중요하게 여겨졌는지는 四書에 나오는 횟수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四書에서 舜이라는 글은 모두 277번이 나오고, 주석을 뺀 본문에만 125번이 나옵니다.
본문을 중심으로 나오는 횟수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大學 : 2번
- 大學章句序 대학장구서 1
- 大學章句 대학장구 1
中庸 : 11번
- 中庸章句序 중용장구서 6
- 中庸章句 중용장구 5
論語 : 8번
- 雍也篇 옹야편 1
- 泰伯篇 태백편 2
- 顔淵篇 안연편 1
- 憲問篇 헌문편 1
- 衛靈公篇 위령공편 1
- 堯曰篇 요왈편 2
孟子 : 104번
- 孟子序說 3
- 公孫丑章句上공손추장구 상 2
- 公孫丑章句下 공손추장구 하 1
- 滕文公章句上 등문공장구 상 8
- 滕文公章句下 등문공장구 하 2
- 離婁章句上 이루장구 상 6
- 離婁章句下 이루장구 하 6
- 萬章章句上 만장장구 상 48
- 萬章章句下 만장장구 하 5
- 告子章句上 고자장구 상 1
- 告子章句下 고자장구 하 7
- 盡心章句上 진심장구 상 11
- 盡心章句下 진심장구 하 4
이렇게 많이 인용된 순임금을 맹자가 “동이의 사람이다” 라고 한 것입니다.
集註에 보면 순임금의 출생지 저풍, 옮겨가서 살던 부하, 세상을 떠난 곳 명조는 모두 지명인데 동방 동이족의 땅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동이족은 殷나라(BCE 1600 ~ 1046)를 세운 사람들이며, 한자의 원형인 甲骨文을 만든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공자도 “나는 원래 은나라 사람” 이라고 할 정도로 동이족 은나라가 후대에 끼친 문화적 영향력은 지대한 것이었습니다.(“予始殷人也”, 司馬遷 史記 孔子世家)
이 동이족이 현재 한국인의 직계조상이라고 보는 것은 물론 무리가 있지만, 중국측 고대사서에서 우리 조상들을 東夷라고 지칭해 왔던 것을 보아서는 문화적, 혈연적인 연관이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맹자의 이 구절이 중요한 이유는 중국역사에 있어서 절반이 넘는 기간을 북방민족들이 지배했다는 사실을 대부분 모르고 있다는 것과 함께,
고대사와 관련된 민족학계의 주장처럼 한국인의 먼 조상인 동이족이 중국 역사와 문명형성에 일정부분 기여했다는 확실한 물증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桓檀古記 인정여부나 동이족의 중국대륙 경영설 등 고대사 문제로 갑론을박이 심한 우리 현실에서 옳고 그름을 가려나가는 데 있어 실마리로 삼을 수 있는 훌륭한 근거자료라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국가정책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진실”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중국정부가 추진해 오고있는 서북공정, 서남공정, 동북공정 등은 세계역사앞에 내밀 수있는 떳떳한 행동이 전혀 아닙니다.
최근 내몽고주 적봉시와 요하일대를 중심으로, 황하문명을 1천년 이상 앞서는 고대 요하문명(사진2: 하단)의 유물과 유적이 새롭게 발견되면서 옛 고조선과의 문화적 동질성이 새삼 주목받고 있습니다.
동북공정은 이러한 잊혀진 역사적 진실을 가리고 자기네 중국사로 무조건 왜곡, 편입하려는....
학문적으로 비신사적인 행동입니다.
과연 고대사의 진실은 무엇이었는지...
공정하고 합리적인 고대사료 해석과,
유물, 유적 등 물적 증거에 대한 공개적이고 과학적인 분석을 통하여
모든 사람이 납득할 수있는 객관적인 연구절차가 성립되고 활발한 토론이 이어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고대사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진실을 알아내기 위한 학자들의 노력에 동참해야 할 것입니다.
"영토를 잃은 민족은 재생할 수 있어도
역사를 잃은 민족은 재생할 수 없다."
(단재 신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