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송호수의 『한겨레의 뿌리 길』, 개천학회 강의자료 등에서 뽑아 소개하였고, 필자의 발굴 자료인 『홍사한은』의 내용을 첨가하였음을 밝혀둔다.
[단군조선은 동양고전의 뿌리]
5.화랑과 세속오계의 연원
반 재 원 훈민정음연구소장 / 국학박사 |
『단군세기』 13세 흘달단군 20년 무술년(서기전1763년)에 “수두를 많이 설치하고 천지화(참꽃, 진달래)를 많이 심었으며, 청소년들에게 글과 활쏘기를 익히게 하고 이들을 국자랑(國子郞-수두에서 수업하는 낭도)이라 하고, 다닐 때는 천지화天指花를 머리에 꽂고 다녔으므로 이들을 천지화랑이라 불렀다.” 또 『태백일사』, 삼신오제본기에는 “원화源花는 아씨(女郞)를 말하고 사내는 화랑 또는 천왕랑天王郞이라고 하였다. 단군이 명하여 깃털모자(鳥羽冠)를 쓰게 하였다.” 원광법사(서기541-630년)의 화랑도보다 1,000여 년 전의 일이다. 농악의 천왕랑 놀이도 단군조선의 국자랑을 이어 북부여 때부터 이어져온 것이다.
또 『단군세기』 6세 달문단군 35년 임자년(서기전2049년)에 여러 제후들과 약속하기를 “한국桓國의 5훈五訓과 신시神市의 5사五事를 잘 지켜야 한다.”라고 하였다. 여기서 5훈은 아비에 효도, 임금에 충성, 부부존경, 형제우애, 노소차례였다. 1세 왕검 때에도 신지神誌에게 명하여 5계를 제정하여 가르쳤다.
따라서 세속오계는 단군조선 때 수두제단에서 세속적으로 쓰던 것인데 뒷날 신라화랑들이 이어받은 것이다. 특히 5계 중 살생유택에는 택물擇物과 택시擇時가 있는데 “택물에는 불살유不殺幼라하여 어린 것을 죽이지 말라고 했으며 불살익不殺益이라하여 유익한 것을 죽이지 말라고 하였다. 또 택시에는 불살란不殺卵, 불살숙不殺宿이라 하여 알 깔 때와 잠자는 것을 죽이지 말라.”고 하였으니 불교의 불살생과는 그 뜻이 사뭇 다르다. 불교보다 1,500년 전의 일이다.
원효도 원래 화랑이었다. 원효의 사상이 석가와 다른 점이 3가지이다. 첫째는 출가했다가 다시 환속하여 요석공주와 결혼한 점, 둘째는 아들 설총을 불가로 출가시키지 않고 유가의 거두로 키운 점, 셋째는 원효가 펴낸 『대승기신론』 등 대부분의 저서가 불교 사상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우리 고유 사상에 석가의 사상이 녹아들어 있는 원효의 독특한 불교사상은 화랑의 영향이었을 것이다.
[단군조선은 동양고전의 뿌리]
6.『동몽선습』의 연원
『홍사한은』 23세 아홀단군 30년 계축년(서기전1208년경)에 양병헌이 아뢰기를 “만물가운데 사람이 오직 귀한 것은 예의와 문화를 갖추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사람에게 예의가 없다면 금수와 다를 바 없으니 어찌 귀하다고 하겠습니까. 이런 까닭에 앞의 열성 단군들의 문화가 그 혜택이 널리 미쳐 천여 년을 이어 왔나이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성상께서는 더욱 더 예의를 중하게 여기시고, 늙은이를 공경하고 어린이들을 가르쳐서 어진 인재로 키우시고, 백성들로 하여금 때를 놓치지 않고 농사지어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한다면 이것은 실로 황제의 위대한 힘입니다 하니 기왕觭王이 이르기를 훌륭하구나. 예의를 밝게 살피면 범법자도 저절로 줄어 들 것이다.”라고 하였다.
여기서 만물가운데서 사람이 오직 귀한 것은 예의와 문화를 갖추었기 때문이라는 구절은 ‘만물 중에 오직 사람이 가장 귀하다’라고 한 『동몽선습』의 첫 구절이다. 이미 2,800년 전 우리 고전에 그 뿌리가 박혀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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